등기부등본은 표제부·갑구·을구, 이렇게 3개 영역만 순서대로 확인하면 계약 전 위험 요소의 대부분을 걸러낼 수 있다. 계약금을 넣기 전, 직접 열람해 확인하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iros.go.kr)에서 누구나 열람 700원, 발급 1,000원(2026년 8월 기준)에 확인할 수 있다 — 계약·소송 등 법적 효력이 필요하면 열람이 아니라 발급을 선택해야 한다.
등기부등본의 세 부분
등기부등본은 표제부, 갑구, 을구로 나뉜다. 표제부는 건물의 기본 정보(소재지, 면적, 구조)를 담고, 갑구는 소유권에 관한 사항(소유자, 압류·가압류 여부)을, 을구는 소유권 이외의 권리(근저당권, 전세권 등)를 담는다. 아파트는 "집합건물" 등기라 표제부가 1동 건물 전체 부분과 전유부분(내 호수) 두 단으로 나뉘어 있고, 전유부분 표제부에 대지권(땅에 대한 지분) 비율이 함께 적혀 있다.
단계별로 확인하기
- 1표제부 — 주소·동·호수와 전용면적이 계약서·매물 정보와 일치하는지 먼저 대조한다. 대지권 표시가 있는지도 본다(대지권 미등기 아파트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 2갑구 — 소유자 이름·주민번호 앞자리가 계약 상대방 신분증과 같은지, 가압류·가처분·압류·경매개시결정 같은 표시가 있는지 확인한다. 소유자가 여러 명(공동명의)이면 전원이 계약에 참여하거나 위임장이 있어야 한다.
- 3을구 — 근저당권이 있다면 채권최고액이 매매가 대비 과도하지 않은지 본다. 통상 실제 대출금의 110~130% 수준으로 설정되는 경우가 많지만 금융기관·상품에 따라 다를 수 있어, 채권최고액만으로 실제 대출 잔액을 단정하지 말고 매도인에게 잔액 확인서 등을 요청하는 게 안전하다.
- 4잔금일 직전 재열람 — 계약과 잔금 사이에 새로운 권리가 설정되지 않았는지 반드시 다시 확인한다.
예시로 읽어 보기
시세 8억인 아파트의 등기부등본을 열었더니 다음과 같이 나왔다고 하자.
| 구분 | 기재 내용 | 어떻게 읽나 |
|---|---|---|
| 표제부(전유부분) | 제10층 제1002호, 전용 84.97㎡, 대지권 45.2/38,000 | 계약서의 호수·면적과 일치하는지 대조 |
| 갑구 순위 3 | 소유권이전, 2019년, 소유자 홍○○ | 계약 상대방이 홍○○ 본인인지 신분증 대조 |
| 갑구 순위 4 | 가압류 2021년 → 순위 5에서 말소 | 줄이 그어진 항목은 이미 말소된 것. 현재 효력 없음 |
| 을구 순위 2 | 근저당권 설정, 채권최고액 4억 8천만원, ○○은행 | 실제 대출은 4억 안팎으로 추정. 시세 8억 대비 60% 수준 |
| 을구 순위 3 | 근저당권 설정, 채권최고액 1억 2천만원, △△캐피탈 | 2순위 대출이 추가로 있다. 합계 6억 → 시세의 75%. 주의 신호 |
이 경우 매수인이라면 "잔금과 동시에 두 근저당을 모두 말소한다"는 특약과 은행 상환 절차를 잔금 당일 확인해야 하고, 세입자라면 선순위 채권 6억에 내 보증금을 더한 금액이 시세 8억에 얼마나 가까운지 계산해야 한다. 보증금이 3억이면 합계 9억으로 시세를 넘어서므로, 경매로 넘어갈 경우 보증금 전액을 돌려받기 어렵다. 이런 집은 전세보증보험 가입도 거절될 가능성이 높다.
언제, 몇 번 확인해야 할까
최소 2번은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첫 번째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직전, 두 번째는 잔금을 치르는 당일 오전이다. 계약과 잔금 사이에 보통 1~2개월의 시차가 있는데, 이 기간에 매도인이 추가로 대출을 받거나 다른 채권자가 가압류를 걸어도 계약 당사자에게 자동으로 통보되지 않는다. 잔금일 재열람을 건너뛰었다가 그 사이 새로 설정된 근저당을 뒤늦게 발견하는 사례가 실제로 적지 않다. 전세 세입자는 여기에 한 번 더 — 전입신고·확정일자를 받은 다음 날 한 번 더 열람해서 그 사이 근저당이 끼어들지 않았는지 확인하면 안전하다(대항력은 전입 다음 날 0시부터 생기기 때문에 그 하루의 틈을 노리는 수법이 있다).
특히 조심해야 할 신호
| 등기부에 이런 표시가 있다면 | 뜻 | 대응 |
|---|---|---|
| 을구에 근저당권이 여러 건, 채권최고액 합이 시세의 70~80% 이상 | 집주인이 잔금·보증금으로 대출을 다 못 갚을 수 있음 | 매수라면 말소 특약 필수, 전세라면 계약 재고 |
| 갑구에 가압류·압류·경매개시결정 | 소유자의 채무 문제로 처분 제한 상태 | 말소 전까지 계약 보류 |
| 갑구에 "신탁" 등기 | 법적 소유자가 신탁회사. 집주인이라는 사람에게 계약 권한이 없을 수 있음 | 신탁원부를 확인하고 신탁회사 동의 없이는 계약하지 않는다 |
| 소유권 이전이 최근 몇 달 사이 반복 | 단기 전매·시세 조작 가능성 | 거래 경위를 확인 |
| 을구에 전세권·임차권등기 | 이미 다른 세입자의 권리가 있음 | 선순위 보증금 규모 확인 |
을구에 여러 건의 근저당권이 누적돼 있거나, 채권최고액 합이 시세에 근접하는 경우는 위험 신호로 봐야 한다. 예를 들어 시세 5억인 집에 채권최고액 합이 4억 5천을 넘는다면, 집주인이 잔금 받은 돈으로 기존 대출을 다 갚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이 경우 세입자나 매수인이 고스란히 피해를 볼 수 있다.
등기부등본만으로 부족한 것
등기부등본은 법적 권리관계는 보여주지만 두 가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첫째, 실제 시세가 적정한지 — 이건 실거래가 데이터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실거래가 확인하는 법). 위 예시에서 "시세 8억"이라는 전제 자체가 틀리면 채권 비율 계산이 다 어긋난다. 둘째, 집주인의 세금 체납 — 국세·지방세 체납은 등기부에 나오지 않지만 경매 시 보증금보다 먼저 배당된다. 전세 계약이라면 계약 전 임대인 동의를 받아 국세완납증명서를 확인하거나, 계약 후 임차인이 직접 열람하는 제도를 이용한다.